한때는 블로그의 시대라고 여겨지던 때가 있었던 것 같다. 주변에 친구들도 네이버에 이글루에 티스토리에 블로그 하나씩은 있었고 덕분에 친구들의 속마음이랄까 글을 보며 이 친구에게 이런 면이 있었구나 이런 데 관심이 있구나 하며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했다. 드물긴했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알게 된 사람들도 있었다. 글 때문에 블로그 스킨 때문에 말을 걸어줬던 사람들. 나도 무언가 통한다고 느껴서 글을 남기고 내 블로그 주소를 걸어놓고 오기도 했다. 그 모든 시간들이 이제는 어릴 때 뛰어놀던 골목길처럼 아련해졌다. 잠깐 눈감았던 뜬 것 같은데 4년, 5년이 훌쩍 가버렸다. 그때의 주소를 주소창에 넣어보지만 찾을 수 없는 페이지거나 주인도 찾지 않는 폐가가 되어 있다거나 한다. 그립다. 


나의 블로그도 오랫동안 폐가였다. 문까지 열어 놓으면 더 쓸쓸한 기분일까봐 문을 꼭 닫아놓고 '끝'이라고 팻말을 달았다. 그 '끝'이란 말이 오늘 보니 더 쓸쓸했던 것 같다. 사실 끝날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함부로 쓸 말은 아니었던 것이다. 누군가 나처럼 블로그 시대의 친구를 찾아서 이 블로그를 찾아왔을 때 다음과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고 싶다. 더는 아무도 살지 않는 울창한 숲에 들어와 오랜 시간 아무도 걷지 않았을 긴 오솔길을 혼자 걸어왔을 때 놀랍게도 먼 굴뚝에서 연기가 솓아오르고 장작 패는 소리를 따라와보면 따뜻한 불빛이 새어나오는 오두막을 발견하는 기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