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계단에서 동냥하는 아저씨를 봤다.
너무 추운 날이라 양말에 신발까지 신은
내 발도 파랗게 시린 날이었는데
그 아저씨는 맨발이었다.

두 발을 꼭 붙이고는 앞뒤로 덜덜 떨면서
한 푼 두 푼 받았을 동전들을 계단위에
펼쳐놓고 하나씩 세고 있었다.

그 검고 거칠며 퉁퉁 부은 발은
계속 내 머릿속에 남아 떨고 있었다.

다음 날.
아저씨는 역시나 맨발로 그 장소에 계셨다.
첫날은 동동거리는 발만 보였는데
둘째날은 아저씨 엉덩이 밑에 깔려있는 신발이 보였다.
발목에 누런 털장식이 달린 그 신발.

말할 것도 없이
둘째날의 맨발이 훨씬 더 서글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