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고 사거리에서 지나가는 마을 버스를 쳐다보았다가 화들짝 놀랐다. 그림과 같은 복장의 여자 기사님이 핸들을 잡고 계셨기 때문이다. 

요즘은 심심찮게 여자 기사님들을 볼 수 있지만 대체로 숏커트에 짙은 선글라스를 끼거나 옷도남자 기사님들과 차이 없이 입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도로 위의 여성 운전자들은 쉽게 무시당하고 같은 실수를 해도 더 욕을 먹는 경우가 많다보니 고육지책으로 척 보기엔 성별구분이 쉽지 않도록 연출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아니면 본디 성향이 터프하고 남성적이어서 버스 운전을 하시는 분들은 자연스레 패션도 그런 쪽을 선호하실 확률이 높다. 


그런데 오늘 본 저 기사님의 복장은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지게 여성스러워서...난 드라마에서 말고는 저런 복장을 실제로 본 게 처음이다. 꽃받침처럼 목둘레를 감싸고 있는 레이스 카라하며, 어깨부터 가슴께에 펼쳐진 하얀...저걸 뭐라해야되지? 게다가 쇄골 가운데 위치한 호박같은 붉은 장식 포인트까지. 빨리 종점찍고 아들내미 상견례 자리라도 나가실 듯한 우아함을 갖추셨더랬다. 다음에 또 만나면 도촬이라도 해서 사진을 남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