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사람은 사람에게 기대게 되어 있다. 마크는 페이스북을 만들고 돈방석에 앉게 되기까지 주변 사람들을 이용하고 버리길 반복했다. 공동 창업자이자 유일한 친구였던 왈도를 속여 회사에서 쫓아내다시피 내보냈고 페이스북의 영감을 얻었던 윙클보스 형제들도 기만했다. 왈도를 축출하는데 앞장서고 막대한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여 페이스북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숀 파커 역시 마크의 밀고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사업가의 면모를 보이는 마크가 마지막에 하는 행동은 페이스 북에서 자신을 찬 여자친구 에리카를 찾아 친구 신청을 하곤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이었다. 억만장자의 그 찌질한 모습이란.
페이스북은 인터넷 상의 세상이지만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열망하는 사람들의 욕망에 기반해 있다. 마크는 이 매커니즘을 꿰뚫고 있었는데 이는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이 가장 그 관계에서 열등하고 미숙한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 마크는 찌질하면서도 교만한 태도로 일관하다 여친에게 차이며, 하버드의 엘리트 클럽에 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이런 상처와 열등감은 마크로 하여금 페이스북을 만들어 억만장자가 되도록 이끌지만 동시에 유일한 친구를 잃고 윙클보스 형제라는 적을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에겐 껌값일 뿐인 합의금으로 왈도와 윙클보스 소송을 마무리한 마크는 에리카에게 친구신청을 한다. 2시간 10분의 런닝 타임동안 벌어진 이 모든 일들이 그녀에게 말을 걸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었던것처럼 허무하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