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치캔으로 유인한 후 기중기에 매단 손톱깎이로 깎는다.



경성고 사거리에서 지나가는 마을 버스를 쳐다보았다가 화들짝 놀랐다. 그림과 같은 복장의 여자 기사님이 핸들을 잡고 계셨기 때문이다. 

요즘은 심심찮게 여자 기사님들을 볼 수 있지만 대체로 숏커트에 짙은 선글라스를 끼거나 옷도남자 기사님들과 차이 없이 입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도로 위의 여성 운전자들은 쉽게 무시당하고 같은 실수를 해도 더 욕을 먹는 경우가 많다보니 고육지책으로 척 보기엔 성별구분이 쉽지 않도록 연출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아니면 본디 성향이 터프하고 남성적이어서 버스 운전을 하시는 분들은 자연스레 패션도 그런 쪽을 선호하실 확률이 높다. 


그런데 오늘 본 저 기사님의 복장은 정말이지 입이 떡 벌어지게 여성스러워서...난 드라마에서 말고는 저런 복장을 실제로 본 게 처음이다. 꽃받침처럼 목둘레를 감싸고 있는 레이스 카라하며, 어깨부터 가슴께에 펼쳐진 하얀...저걸 뭐라해야되지? 게다가 쇄골 가운데 위치한 호박같은 붉은 장식 포인트까지. 빨리 종점찍고 아들내미 상견례 자리라도 나가실 듯한 우아함을 갖추셨더랬다. 다음에 또 만나면 도촬이라도 해서 사진을 남기고 싶다. 



2010년 9월 12일 마창대교 위에 있는 8대의 CCTV 중 하나에 다음과 같은 장면이 녹화됐다. 승용차를 타고 온 한 남자가 자신의 어린 아들과 다리 난간에 잠시 서 있다가 아들을 먼저 밀고는 곧이어 자신도 뛰어내렸다. 마창대교의 높이는 64m 다. 


1년전 기사를 볼 당시에는 "열한 살 난 아들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난간을 넘었다" 는 문장을 본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검색하면서 찾은 기사들에는 저 내용이 없었다. 내 머릿속에서 멋대로 만들어낸 문장이었을까.



 




어제 쓰게 요시하루의 단편집이 도착했다. 
쓰게처럼 그릴 수 있었으면...ㅜㅜ
책 받고 삘받아서 좀 그려봤다.
순차적인 컷들은 아니고 랜덤하게 떠오르는데로 그림. 
최근에 만화를 그려보려고 머리를 싸매고 궁리를 해보니 영화와 유사한 점이 가장 많은 매체라는 것을 알았다. 영화와는 또 다른 면에서 만만치 않은 지점들이 무궁하지만 이쪽의 고통은 그래도 견뎌 볼 자신이 더 난다. 가장 좋은 점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 사부작 사부작 앉은 자리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 또 그 결과물이 매체의 최종 완성 단계에 상당히 근접한 수준까지 가능하다는 점이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이것으로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끝까지 완성해 보는 게 목표다. 사진은 그 이야기의 첫 장인데 그림체, 작업방식에 대해 고민하며 테스트해 본 제 1 버전이다. 검정 칠을 했더니 '만화' 같아 보인다는 것에 크게 고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