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거라도 하나 해서 내 하루를 정당화 하고자 합니ㄷ앙





나는 어여쁜 처자와 섹스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내 위에 올라 타 있었는데 가느다란 팔로 가슴을 가리고는 꺄르르 웃었다. 그녀가 내려간 뒤 난 그녀 뒤편의 창문으로 건너편 집 내부를 볼 수 있었다. 중년 여자가 고개를 조금 숙인 채 천장 가까이에 서 있었다. 너무 키가 커 보여서 궁금한 마음에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중년여자는 키가 큰 것이 아니라 밧줄로 목이 매인 채 천장에 매달려 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덩치가 매우 큰 남자가 어린 소년의 목을 역시 밧줄로 조르고 있었다. 아이는 발버둥치고 있었지만 엄청난 완력의 남자 앞에 무기력해보였다. 이 장면을 목격한 순간, 나는 전신에 소름이 돋으며 행여 들킬까 창문 아래로 몸을 숨겼다. 아직도 방실방실 웃고 있는 어여쁜 처자를 창문에서 멀찌감치 밀쳐놓고 다시 고개를 빼꼼히 내밀어 건너편을 바라보니 이번엔 사내가 우뚝 서서 목을 조르던 소년의 이마에 기다란 장총의 총구를 대고 방아쇠를 당기려하고 있었다. 숨이 턱 막힐듯한 공포에 몸을 떨며 꿈에서 깼다. 너무나 생생한 두려움과 이게 다 꿈이어서 다행이라는 마음이 교차하는 순간 나와 섹스를 하던 어여쁜 처자가 소시의 윤아였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도대체 왜 이 꿈의 방점은 섹스가 아니라 건너편 집의 끔찍한 사건 현장에 찍혔단 말인가. 이 꿈은 왜 이렇게도 잔인하게 구성되어야만 했을까. 난 꿈을 꾸면서 한 번, 꿈을 꾸고 나서 또 한 번 치를 떨어야 했다. 
 



룸메이트와 공과금을 쉐어하는 남자. n분의1.


 




지하철 계단에서 동냥하는 아저씨를 봤다.
너무 추운 날이라 양말에 신발까지 신은
내 발도 파랗게 시린 날이었는데
그 아저씨는 맨발이었다.

두 발을 꼭 붙이고는 앞뒤로 덜덜 떨면서
한 푼 두 푼 받았을 동전들을 계단위에
펼쳐놓고 하나씩 세고 있었다.

그 검고 거칠며 퉁퉁 부은 발은
계속 내 머릿속에 남아 떨고 있었다.

다음 날.
아저씨는 역시나 맨발로 그 장소에 계셨다.
첫날은 동동거리는 발만 보였는데
둘째날은 아저씨 엉덩이 밑에 깔려있는 신발이 보였다.
발목에 누런 털장식이 달린 그 신발.

말할 것도 없이
둘째날의 맨발이 훨씬 더 서글펐다.

 

거북

외계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