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보험회사의 회계부에서 일하는 평범한 회사원 박스터는 회사 중역들에게 자신의 아파트를 빌려줘 그들이 불륜 상대와 밀회를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그리고 그 자신은 그들의 호의로 인사고가에서 높은 성적을 얻어 고속 승진을 보장받게 된다. 승진건으로 박스터를 호출한 사장은 박스터의 승진 비결을 추궁하며 죄를 묻는 듯 하지만 이내 자신 역시 승진을 대가로 박스터의 아파트 열쇠를 얻고자 하는 속내를 드러낸다. 사장에게 열쇠를 빌려준 박스터는 승진을 약속받고 기분이 좋아져 자신이 짝사랑하는 엘리베이터 안내양 큐브릭과 극장에서의 데이트 약속을 잡지만 바람을 맞고 만다. 박스터는 승진해서 개인 사무실을 얻게 돼 들뜨지만 기쁨도 잠시 사장과 큐브릭이 내연의 관계임을 알고 좌절한다. 우울한 크리스마스를 맞게 된 박스터는 술집에서 만난 여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가 사장과의 다툼 끝에 수면제를 먹고 자살을 시도한 큐브릭을 발견한다. 이웃집 의사의 도움으로 큐브릭의 목숨을 구한 박스터는 사장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며 힘들어하는 큐브릭을 달래는 한편 충실한 사장의 심복으로서 그들의 부적절한 관계가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큐브릭을 자신의 아파트에서 간호한다. 박스터는 사장과 큐브릭이 화해할 수 있도록 통화를 주선하기도 하고 그녀가 다시 자살을 시도할까 노심초사하며 걱정한다. 그녀를 위해 즐겁게 요리를 하며최초로 둘만의 오붓한 저녁 만찬을 즐기려는 순간, 귀가하지 않는 처형이 걱정돼 박스터의 집에 쳐들어온 큐브릭의 제부가 박스터를 때려눕히고 큐브릭을 데려간다. 이때 큐브릭의 이마키스를 받고 자신의 사랑을 확신한 박스터는 사장에게 달려가 이 모든 사실을 고백하려한다. 그러나 사장 부인이 남편의 불륜 사실을 알고 사장을 쫓아내 사장이 큐브릭과 지내기로 했으며 자신을 사장의 조수로 급승진시켰다는 사실에 박스터는 다시 한번 맥이 빠진다. 임원이 된 박스터는 큐브릭을 잊고 열심히 일에만 몰두하려하지만 사장이 다시 한번 자신의 아파트를 빌리려 하자 단호하게 거절하고 회사를 그만둔다. 사장으로부터 그 사실을 전해들은 큐브릭은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박스터임을 깨닫고 그의 아파트로 달려간다. 박스터는 자신에게 달려온 큐브릭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1.
SBS에서 툰드라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지난 주에 중간부터 보면서 흥미로웠는데 오늘 또 2부가 방송하는 걸 보게 됐다. 오늘 방송분의 주제는 툰두라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이었다. 여섯살 일곱살의 어린 나이의 아이들이 어른 못지 않게 순록을 몰고 자기 몸뚱아리 만한 물고기를 운반하고 장작을 다듬고 살아가고 있었다. 일면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만큼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서 인정을 받고 이래라 저래라 어른들의 간섭으로부터 자유로운 측면도 있었다. 
툰드라 사람들의 인터뷰에 간혹 "우리는 어떻다." 라는 말이 나오는 것을 보고는 외부와의 접촉이 어느 정도이길래 도시 사람들과 자신들을 비교해서 말할 수 있는 것인가. 그 접촉의 정도가 궁금했는데 끝까지 보면서 그 의문이 해소됐다. 툰드라 아이들은 6세부터 16세까지 도시의 학교로 반드시 의무교육을 받게 돼 있었다. 태어나서 한 번도 툰드라의 자연을 벗어나보지 못했을법한 사람들이 실은 10년간의 도시 생활을 어느 정도는 경험했던 것이다. 
배신감이 조금 들었지만 동시에 그 사람들이 더 대단해 보였다. 난 이 사람들의 삶의 몇 장면을 편안하고 따뜻한 방에 앉아 티비로 보면서 사람은 저렇게 살아야하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이미 이 생활에 몸과 마음이 젖은 나에게 저곳은 지옥에 가까울지도...저 사람들은 도시의 단물에 안 빠져봤으니 저리 살 수 있을 것이야....생각했더랬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근대 민족 국가의 최고 세뇌 도구인 공교육을 십년이나 받았던 사람들이고 (러시아는 이미 30년대부터 툰드라 사람들의 의무교육을 실시해왔다.) 선택의 기로에서 툰드라를 선택해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마지막에 18살 청년의 인터뷰가 기억에 남는다. 그는 의무교육을 마치고 귀향해서 살고 있는 젊은이였다. "도시의 삶은 편리하지만 허무하죠. 저는 어릴 때 부터 순록과 함께 커 왔어요. 그곳에 순록과 같은 자연은 없습니다."

2. 
표샘한테 애교부린다고 은하한테 징징거리다가 은하가 내 말을 잘 못알아듣는 것 같자. 무식한 거 아니냐고 핀잔을 주었다. 은하는 상처를 받았다. 나는 개새끼다. 정말 개새끼다. 옳고 바른 것 말만하고 머리로만 알고 있으면 뭐하나. 그 알량한 마음...내 옹졸한 마음 좀 뒤틀린다고 더러운 말을 내뱉었다. 정말 다시는 그 딴 개소리 입에 담지 말자. 쓰레기 강나루.






결국 사람은 사람에게 기대게 되어 있다. 마크는 페이스북을 만들고 돈방석에 앉게 되기까지 주변 사람들을 이용하고 버리길 반복했다. 공동 창업자이자 유일한 친구였던 왈도를 속여 회사에서 쫓아내다시피 내보냈고 페이스북의 영감을 얻었던 윙클보스 형제들도 기만했다. 왈도를 축출하는데 앞장서고 막대한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하여 페이스북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숀 파커 역시 마크의 밀고로 곤란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정한 사업가의 면모를 보이는 마크가 마지막에 하는 행동은 페이스 북에서 자신을 찬 여자친구 에리카를 찾아 친구 신청을 하곤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이었다. 억만장자의 그 찌질한 모습이란.

페이스북은 인터넷 상의 세상이지만 결국에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열망하는 사람들의 욕망에 기반해 있다. 마크는 이 매커니즘을 꿰뚫고 있었는데 이는 역설적이게도 그 자신이 가장 그 관계에서 열등하고 미숙한 사람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영화 초반 마크는 찌질하면서도 교만한 태도로 일관하다 여친에게 차이며, 하버드의 엘리트 클럽에 들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이런 상처와 열등감은 마크로 하여금 페이스북을 만들어 억만장자가 되도록 이끌지만 동시에 유일한 친구를 잃고 윙클보스 형제라는 적을 만드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에겐 껌값일 뿐인 합의금으로 왈도와 윙클보스 소송을 마무리한 마크는 에리카에게 친구신청을 한다. 2시간 10분의 런닝 타임동안 벌어진 이 모든 일들이 그녀에게 말을 걸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었던것처럼 허무하게 말이다.